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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주의 유행어에 대한 고민

  • 관리자 (yedamclinic)
  • 2008-07-10 15: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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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동안, 명품, 회춘 수술이라고 경쟁적으로 나서니... 오히려 안붙이면 이상한 것 아닌가요?” 

지난 주말 저녁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인들과의 술 자리에서 한 후배가 심각한 어조로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흐르는 대한민국 성형외과의 현 세태를 노골적으로 비꼬더군요. 잠자코 듣고 있으려니 내심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 후배의 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런 것이었습니다. “의사들이 너무 상업주의에 물들어 온갖 신조어를 양산해내면서 환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한동안 갑론을박이 벌어졌으나 결국에는 서로의 시각차를 확인하면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그날 이후 열병을 앓듯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고민의 핵심은 이 시대 성형의사로서 ‘올바른 길은 무엇일까?’하는 것이었지요. 참 오랜 만에 갖는 정체성에 대한 탐구였습니다. 

사실 우리는 ‘말잔치’가 풍성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과장과 허풍이 일상 다반사지요. 워낙 바쁘고 신경 쓸 게 너무 많다보니 주위의 시선을 끌려면 예삿말로는 터럭만큼 관심 끌지 못합니다. 출근전쟁이니 입시전쟁이니 취업전쟁이니 하는 군사용어를 쓰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법이지요. 점점 격화되고 있는 미용 성형분야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마케팅전이 치열해지면서 대중들의 이목을 잡아끌려는 노력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동안성형, 귀족수술, 명품코, 명품눈, 회춘성형 등등이 그런 예라고 할 수 있지요. 

물론 이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순 없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 용어를 한마디로 개념화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접근하게 한 숨은 공로가 분명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좀더 옹호하자면 성형의 대중화에 이바지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성형술에 대한 연구는 게을리 한 채 오직 화끈한 마케팅 용어 한방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나서는 이들입니다. 가히 주객전도입니다. 요정 코, 천사 코 따위의 아류들이 등장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어쩌면 이미 판을 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획기적인 술법도 아닌데 대단한 것인양 화려한 포장술로 환자들을 현혹한다면 그 또한 심각한 문제라고 여겨집니다. “그렇게 안하면 환자들이 오질 않는데 안할 방법이 있어?” 그날 같은 의사인 친구는 그렇게 해야 환자가 온다며 현실 대세론을 주장했습니다. 

맞습니다. 어쩌면 일부에서 마케팅용어 개발에 혈안이 돼 있는 것은 통하기 때문입니다. 대다수 수요자들이 눈부신 포장술에 쉽게 넘어오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와같은 현란한 마케팅 용어가 큰 약발을 발휘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과열양상은 진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말장난으로 눈속임하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엄정한 판단이 선행돼야 할 듯합니다. 

그렇다고 의사 역시 남탓하며 나몰라라 할 수는 없습니다. 현실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너무 시류에 편승해 정도에서 벗어나는 짓을 해서는 안되겠지요. 한데 그 적정선을 유지하는 것,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보니 이 여름, 뜨거운 고민에 휩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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